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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월 후원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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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비따스음악학교 작성일19-04-11 18:36 조회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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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중 가장 은혜롭다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의 일생 중 가장 힘들었던 때를 기억하면서 우리의 삶 전체를 돌아보는 특별한 시기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통과 수난 그리고 죽음까지 포용하면서, 현재의 균형과 참된 기쁨 더 나아가 영원한 생명의 의미까지도 깨닫는 역설의 시기입니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영원한 생명이 있고, 고통이 있기 때문에 참된 기쁨이 존재하는 이율배반의 역설을 집중적으로 살아내는 시기이므로, 우리의 부족한 모습을 솎아낼 수 있다면 가장 은혜로울 수 있는 시기일 것입니다. 장밋빛 환상을 그린다기보다는 실존적인 결단의 터널을 통과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깨닫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기 성찰을 통한 참된 삶의 자세를 포기하고 살았던 오늘 복음의 부자는 때늦은 후회와 뼈아픈 통한으로 영원한 생명의 가혹한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참된 기쁨과 환희가 아니라 몸을 때리는 채찍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나누며 살아야 하는 인생관의 변형 또는 이기적인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을 실제로 실천하는 시기가 사순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인생관의 변화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은 이승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입니다. 어느 날 염라대왕이 찾아와 나를 데려가는 순간 이승의 삶 즉 인생 전체가 끝난다는 한국인의 관념을 넘어서야 합니다. 생명의 본질은 영원성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영원을 전제로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바로 이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앙인의 삶은 영원의 관점에서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혜안의 소유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의 입장에서 인생 전체를 바라봄으로써 영원의 삶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한계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여기에 있는데누구는 저기에 있다고 말하는 인간의 오류는 참된 이성의 눈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해석해내야 할 인간의 책무를 혼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관점에서만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내 구미에 맞는 그리스도 혹은 있지도 않은 그리스도를 만들어냄으로서 잘못된 신앙관을 갖기 십상입니다. 그리스도의 관점, 즉 영원의 관점에서 지금의 나 또는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의 전환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시기가 곧 사순의 영성입니다.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볼 수 있을 때 더 이상 거지 나자로는 불행한 한 인간의 모델이 아닙니다. 완전한 역전현상이 발생합니다. 착하고 양심적이며 바르고 깨끗하게 사는 인간의 종말이 얼마나 축복인지 확신이 필요합니다. 잠시 머물다갈 이 지상의 시간은 영원의 시간 앞에 작을 수밖에 없고, 또 지상의 공간 역시 협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세상이고,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 인생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복되고 은혜롭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살려면 죽으라.’는 완전한 역설은 사순시기에 잘 맞는 표현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사는 세례의 정신과 그 초심을 기억하면서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기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이기심과 인색함, 비윤리와 비도덕의 모순 그리고 이성과 감성의 부조화로 인한 심각한 삶의 불균형을 버릴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시기입니다. 영원히 살기 위해서 자기 자신에 대하여 죽을 수 있는 순교자의 정신을 되살리는 결단의 시기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의 기쁨이 가슴에 살아있어서 그것이 삶의 참된 영양제가 된다는 사실 앞에 새롭게 눈을 뜨는 시기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 안에서 성실한 마음을 나누고, 눈 감고 지나간 불우한 이웃에 따뜻한 눈을 돌리는 절제와 희생의 시기입니다. 그것을 통해서만 비로소 빛으로 다가오는 부활의 역사입니다. 그 찬란한 생명의 잔치인 부활의 정신에 귀의하는 사순시기가 됩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송 천 오(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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